국내사끼리 판매 제휴 '맞손'…성공모델 자리매김

입력 : 2017-10-12 오후 3:24:02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국내 제약사들끼리 의약품 판매 제휴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에서 검증된 수입약 도입·판매에만 매달렸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경쟁력 있는 국산 신약이 나오면서 협업 성공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은 지난 11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렌플렉시스(오리지널: 레미케이드)', '브렌시스(엔브렐)' 바이오시밀러 2종에 대한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1위 유한양행은 파트너와 공동 R&D과 판매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가장 활발히 진행하는 업체다.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1170억원)',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치료제 '트라젠타(900억원)',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800억원)' 등이 대표적인 도입 수입약이다.
 
유한양행의 국내 업체와 판매 제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다. 렌플렉시스와 브렌시스는 전세계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발매된 제품이다. 바이오시밀러 국내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한양행은 두 제품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 제휴는 제약업계 대세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제약사의 검증된 신약을 국내사가 판매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신제품 기근으로 신규 라인 확대나 매출 확보를 위해 도입약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사는 전세계에서 검증된 신약을 도입해 손쉽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도입약을 판매하면 매출에서 20~30%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100억원을 팔면 20억~30억원 매출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신약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율이 더 낮아진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 유통이기 때문에 영업비 등 판관비를 제하면 실제 이익률은 낮다. '박리다매'로 팔아야 수익이 남는다는 설명이다.
 
국산 신약은 시장성이 낮다고 보았기 때문에 판매 제휴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국산 신약 29개가 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제품은 4개에 불과하다. 자체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에 수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굳이 협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도 강했다.
 
최근 경쟁사 국산 신약 판매도 사업 경쟁력이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제약업계 R&D 확대로 글로벌 신약과 경쟁할 만큼 유망한 국산 신약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영업 패턴이 비용 절감을 위해 특화된 위탁 영업 활용하는 아웃소싱 사업구조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협업 성공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대웅제약(069620)과 당뇨신약 '제미글로'의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뇨치료제 영업에 특화된 대웅제약과 손을 잡은 후 제미글로의 실적은 2배 이상 급증했다. IMS데이터 기준 제미글로의 실적(복합제 포함)은 지난해 460억원으로 전년(216억원)비 112%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일양약품(007570)과 계약을 체결해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도 판매하고 있다. 슈펙트의 실적은 지난해 30억원에 그쳤지만 성장률이 50%에 달한다.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의 소염진통제 '아셀렉스'는 동아에스티가 판매하고 있다. 아셀렉스는 발매 1년만인 지난해 4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6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국약품(001540)은 한국피엠지제약의 골관절염치료제 '레일라'를 판매하고 있다. 레일라는 2013년 발매 첫해 60억원대에서 올해는 2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안국약품(001540)은 JW중외제약 당뇨병치료제 '가드렛'과 '가드메트', 코아팜바이오의 과민성방광치료제 '에이케어' 등도 판매하고 있다. 보령제약(003850)은 삼양바이오팜의 항암제 '제넥솔'을 지난해 도입했다. 보령제약의 영업 지원에 힘입어 제넥솔의 실적은 2015년 64억원에서 2016년 115억원으로 80%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은 전세계적으로 검증된 의약품이지만 판권 회수가 빈번하고 수수료율도 낮아 국내사가 감수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며 "우수한 국산 신약들이 나오고 있어 국내사들끼리 합종연횡이 앞으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이 지난해 삼양바이오팜과 항암제 '제넥솔'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넥솔은 보령제약의 영업 지원에 힘입어 실적이 급증했다. 사진제공=보령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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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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