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유방암은 여성암 중에서 두번째로 흔한 암이다.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을 넘을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은 질환이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7만1990여명으로 2012년(12만4400여명) 대비 38%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28%, 60대가 21%, 70대가 8%, 30대 6%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앞당겨진 초경 시기, 늦은 결혼으로 인한 출산율 저하,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난 것이 유방암 발병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유방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병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초기로 분류되는 2기 전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을 넘는다. 재발률 또한 높다. 유방암 환자 중 10명 중 1명은 수술 5년 후 재발되는 것으로 열려진다. 이로 인해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5년이 지나도 완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궁경부암을 제외한 모든 암이 그렇듯 유방암 역시 명확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유방암은 자가 검진으로 의심 증세를 파악할 수 있어 조기진단이 비교적 용이하다. 유방암이 생기면 가슴이나 겨드랑이 쪽의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멍울이 만져지고, 유두에서 핏물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의 함몰, 가슴과 겨드랑이 쪽 피부에 변형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이 발견되면 유방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방 외과에 방문해 조직검사를 시행해봐야 한다. 35세 이상의 여성은 자가 검진과 함께 1~2년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해 유방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교수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선 평소 목욕을 할 때 유방의 윤곽이나 좌우대칭, 함몰 등을 점검해 보는 자가 검진과 함께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지방 음식 섭취로 인한 비만은 에스트로겐 분비 증가를 초래하므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에스트로겐 생성을 감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자주 술을 마시는 것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므로 가능하면 음주 횟수를 줄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자가 진단과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 치료 성적이 좋지만, 재발과 전이 위험이 높다. 환자 중 20~30%는 재발을 경험하며, 수술 후 2~3년 이내에 재발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10년 후 유방암이 재발돼 병원을 찾은 케이스도 있다. 전문의들은 수술 후 5년이 넘어도 연 1회씩 정기검진을 권장하지만, 수년이 지나도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 본인에게 완치판정을 내려 병원에 발걸음을 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들도 반대편 유방에 새로운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 대비 13배 정도로 높으므로 매년 정기 검진을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이 재발했을 때 가슴 주변에서만 암세포가 발견됐다면 치료 결과가 좋지만, 신체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됐을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 사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유방암을 경험한 환자들은 꾸준히 추적 관찰하고 항호르몬 요법 등 적절한 약물 요법을 통해 재발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병인 교수는 "나이는 유방암 재발의 위험 인자 중 하나로, 젊을수록 유방암 재발을 경험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수술 직후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보조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견됐을 경우 반대편 유방에 대한 검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며, 또한 예방적 유방 절제술과 예방적 난소절제술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방암은 앞당겨진 초경 시기, 출산율 저하 등의 이유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5년 생존율이 90%로 높지지만 10명 1명은 수술 후 재발돼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