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특수강 시장을 놓고 현대제철과 세아베스틸이 격돌한다. 현대제철은 2019년까지 특수강 판매량을 1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특수강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세아베스틸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특수강 양산에 돌입했다. 특수강은 자동차 엔진이나 건설 중장비 등에 사용되는 철강 소재다. 이중 자동차용 특수강은 자동차부품 경량화와 내구성 강화를 좌우함에 따라 일반 철강재보다 우수한 품질이 요구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특수강 진출을 선언했다. 2014년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 충남 당진에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완공했다. 봉강과 선재를 각각 60만t, 40만t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은 올해 자동차용을 포함해 30만t의 특수강을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 자동차용을 포함해 30만t의 특수강을 판매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70만t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오는 2019년에는 독자 소재 개발로 판매량을 100만t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자동차용 특수강 44개 봉강에 대한 양산 전 초도품 승인 보고서(ISIR) 승인을 받았다. 현대제철은 이를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선재는 ISIR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양산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이 분야 시장 1위를 지켜온 세아베스틸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세아베스틸은 군산과 창녕 등에 제강 310만t, 제품 280만t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특수강 시장점유율은 47.8%다. 세아베스틸의 주요 납품처도 현대·기아차다. 납품처가 중복되면서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현대제철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이제 막 양산에 돌입한 만큼 당장 시장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대제철이 생산량을 늘리고 제품군을 다양화할 경우 세아베스틸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