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무선청소기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휩쓸고 있던 다이슨에 맞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강력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최대 격전지로 빠르게 변모한 것이다. 가격대도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즐비한 시장이 됐다.
18일 업계 추산에 따르면 유무선을 포함한 국내 전체 청소기 시장은 연간 200만대, 4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에 무선 비중은 72만대(36%) 정도로 유선에 비해 밀렸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이 비중이 역전하기 시작했다. '무선청소기=보조 청소기'라는 인식을 깨고 주(主) 청소기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코드제로 A9. 사진/LG전자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다이슨이 독주하던 곳이다. 한때 8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상반기 코드제로A9을 출시하면서 다이슨을 위협했다. 140W의 강력한 흡입력과 최장 80분(탈착식 배터리 사용)까지 쓸 수 있도록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면서 출시 두 달 만에 4만대 이상을 팔았다. 다이슨의 점유율이 반토막 난 반면 LG전자는 40%까지 올라섰다. 이에 다이슨도 지난달 한국에 신제품 V8 카본 파이버를 가장 먼저 출시하며 방어에 나섰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도 국내 무선청소기 업체 중 최고 흡입력을 자랑하는 150W의 파워건 제품을 내놨다.
시장이 무선청소기에 호응하면서 초고가 가격의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다이슨이 109만8000원, A9은 흡입구 종류 및 개수 선택에 따라 89만~129만원, 파워건은 배터리 수와 브러시 종류 등에 따라 출고가 기준으로 79만9000~11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소비자 니즈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관련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이 프리미엄화 되면서 청소기에 대한 가격한계선이 높아진 것도 이유"라며 "당분간 100만원대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은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