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18일 최저임금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을 상대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018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두고 여당은 “저임금 노동시장과 근로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소상공인 지원 대책 부재로 일자리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임금 노동시간 개선, 근로자 삶의 질 개선 등 사회적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면 소득주도성장의 기초 원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최저임금 지급을 피하려는 기업의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근로시간 변경, 임금항목 변경 등을 통해 최저임금을 무력화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휴게시간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려 해당 시간에 무급 적용하는 것을 악용하는 등의 꼼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가 있으니 제도개선TF(태스크포스)에서 현실을 반영해 운영해달라”고 관련 기관에 요청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60세 이상 노년층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어 오히려 사회 빈곤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대적으로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폐업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비율 현황 자료를 인용해 “저임금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라는 좋은 의도가 60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일자리 상실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해서 우리 사회 빈곤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현재 최저임금법은 임금 결정 시 생계비와 유사근로자 임금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고용에 대한 영향평가는 없다”며 “이를 포함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도 “최저임금이 평소보다 높게 인상돼 취약계층 근로자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손해보는 계층도 있다”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어 위원장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고정적인 정기상여금과 교통비, 중식비 등이 들어가야 한다”며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앞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최저임금위는 산입 범위를 포함한 개선안을 연내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