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진실은 탈원전”…원전 건설 재개에 갈릴레이 자처

‘원전 하나 줄이기’로 2012년부터 탈원전 주도, 서울성명서 발표도

입력 : 2017-10-22 오후 3:03:26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신고리 5·6호기 공로화위원회가 공사 재개 권고를 발표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 빗대 지속적으로 탈원전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본인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넉 달에 걸친 공론조사와 숙의과정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 우리 민주주의의 진일보”라며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결과이고,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시민 59.5%가 재개 의견을 표명했다고 하니 그 뜻을 존중해야하는 것도 마땅하다”고 재개 권고를 존중했다.
 
하지만 “사실 지금 저의 심정은 중세시대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마음과 같다”며 “민주적 절차에 따른 사회적 합의이므로 따라야하지만 참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일찍부터 탈원전을 주도한 인물로서의 심경을 내비쳤다.
 
또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해치지 않는 에너지 대책이 절실하다”며 “공론화위원회의 결론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더라도, 결국엔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갈릴레이의 말은 결국 진실이었고 시간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게 돼 있다”며 “진실은 탈원전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노후한 원전을 없애는 것이며, 신규 원전 건설을 멈추는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특히, 박 시장은 신고리 공사 재개 권고가 발표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후변화대응 세계도시 시장포럼’을 통해 38개 도시 시장들과 ‘서울성명서’를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서울성명서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는 공동 인식 아래 서울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향적 확대를 이행하는 내용이다.
 
서울시가 서울성명서와 함께 각국 시장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사례로 공유한 ‘원전 하나 줄이기’는 박 시장이 2012년부터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역점 사업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는 에너지 소비가 높고 자립률은 낮은 서울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신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 절약, 에너지 효율화 등으로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에너지 200만TOE를 감축하는 취지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원자력 2기분, 석탄발전소 4기분의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량 820만톤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재 서울시는 부산·경기·충남·제주 등과 ‘원전하나 줄이기’의 전국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5년 뒤에는 원전 14기, 석탄화력발전소 31기가 생산하는 에너지를 대체 가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38개 세계도시 시장들과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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