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게임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모니터시장이 게이밍 모니터를 중심으로 대형화, 고급화 되면서 차별화를 내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센트럴시티에서 진행된 카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카스2'의 체험 이벤트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체험존에 65형 QLED TV 6대와 49형 QLED 게이밍 모니터 CHG90 7대를 설치했다.
이달 열린 한국전자전에서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의 HDR 기능이 적용된 QLED 게이밍 모니터 'CHG9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하는 HDR 기술로 생생한 게임 화면을 구현한다. 특히 49인치에 32대9의 화면비를 적용했다.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붙여 놓은 듯한 형태로 넓은 게임 시야를 제공한다. 빠른 속도로 화면이 전환되는 게임 특성을 반영해 초당 최대 144장의 화면을 보여줘 빠른 움직임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도 장점이다. LG전자는 32인치 LG 4K HDR 모니터를 전시했다. 이 모니터는 풀HD보다 화소수가 4배 많은 UHD 해상도를 갖췄다. 21대9 화면비를 적용해 16대9 모니터 대비 몰입감도 높였다. 최대 밝기가 일반적인 모니터보다 2배 이상 높고 약 10억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이렇듯 삼성과 LG가 게임용 제품으로 시선몰이에 나서는 것은 게이밍 모니터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에 놓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게이밍 모니터시장은 전년 대비 약 350% 성장했다. 모니터시장이 2020년까지 매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자체가 꽤 매력적인 시장이다. 더욱이 게이밍 모니터는 큰 화면과 전문성을 요구해 모바일 기기가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대형 게이밍 모니터가 100만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가형 모니터보다 수배 이상 비싸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더욱이 현재 이 시장은 중국과 대만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에이수스가 17.4%로 상반기 게이밍 모니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에이서가 점유율 12.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브랜드 가치를 강조해 이 시장에 나선다면 프리미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빠른 속도로 화면이 전환되는 게임의 특성상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숙기에 접어든 모니터시장에서 게이밍 모니터가 틈새시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제품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가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 내에 마련된 게임 체험존에서 삼성 QLED TV를 통해 실감나는 화질로 '프로젝트 카스2' 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