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코스피 2500 돌파를 맞아 시장에서는 3000선 도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실적 컨센서스가 탄탄하게 받쳐주는 한편 글로벌 증시 호조 지속과 중국 사드 완화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상승 랠리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코스피 2500, 유동성에 실적 합친 결과
지금까지 코스피의 상승세를 이끈 요소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글로벌 유동성 ▲4차산업혁명에 따른 주도주 등장 ▲기업 실적 개선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상이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기업실적 개선과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라며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다보니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이다. 하지만 작년까지 실시되던 양적완화 정책은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두드러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시작으로 축소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26일(현지시간) 이 대열에 참여했다. 연준과 ECB 모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으나 속도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긴축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풍부한 유동성이 지속됨과 함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글로별 경기 회복에 따라 국내 기업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1.4%를 기록했다. 지난 7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같은 수치는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533개사의 연결 매출액은 1646조원으로 전년 대비 0.80%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21조3056억원과 109조51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대비 각각 15.02%, 18.46% 증가다. 특히 상반기 실적 개선세는 더 높았다. 상반기 연결기준 533개사의 연결 매출액은 910조13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20%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8조1939억원과 60조6868억원으로 각각 19.19%, 24.44% 뛰었다.
전문가들 “코스피 랠리 당분간 계속된다”
증권 리서치센터장들의 공통된 의견은 코스피 상승 랠리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의 실적 상승을 주된 상승 요인으로 제시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북핵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향후 코스피의 상승 지속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실적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는 계속해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IT·반도체는 국내 실적 컨센서스를 주도하며 코스피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 성장과 함께 4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대 350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SK하이닉스 역시 우호적인 메모리 시황 지속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미국 IT 기업들의 주가가 과열됐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밴드를 2600~2900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일부 코스피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상승 여력은 남았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코스피 추정 밴드를 2600까지 보고 있어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증시 자체가 단기 급등 부담으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 올라가기 시작했고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수준인 2900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 가능성은 유의할 변수다. 향후 금리에 영향을 미칠 미국 9월 근원소비지출물가와 고용비용, 3분기 노동비용, 10월 고용지표 등이 다음달 초에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상승을 두고 시장의 불안감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 방향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른 것"이라며 "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주식시장 지수가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T 업종 외에 관심가질 업종은?
전문가들이 뽑은 기대 업종으로는 ▲화장품 ▲바이오 ▲중국 소비재 기업 등이 제시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중국 사드문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주가가 하락했던 기업들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화장품을 주목해야 하고 호텔과 카지노 기업도 주의깊게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중국 사드 이슈 완화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재 기업 중에서는 IT 업종을 최선호 업종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도 “바이오 기업 중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을 살펴봐야 한다”며 “업종 중 최선호주는 여전히 IT 기업”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