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영리병원 설립 규제로 장부조작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규제 완화를 강하게 주장했다.
KDI는 11일 '의료서비스부문 규제환경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의료인과 비영리법인만 의료기관을 세울 수 있고 의료인이라해도 복수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없어 시장을 왜곡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반 자본이 병원을 설립하지 못해 ▲ 부동산업자나 재료상 등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고 ▲ 병원장이 추가로 지점을 개원하되 명목상 다른 의사를 세워 수익배분하는 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 과정에서 현금거래·장부조작, 탈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의료법인의 경우에도 ▲ 산업재해보상보험 이나 자동차보험 입원환자와 결탁해 요양기간 연장 ▲ 회계조작 비용처리를 통해 진료 외 수익 창출 등 불법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시장의 불투명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영리법인 금지 규제는 제고되어야 한다"며 "상법상 회계감독 강화와 결합할 경우 업계의 경영 투명화는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상시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현재 소비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전까지 서비스 비용, 의료진, 진료 결과, 시술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면서 "이에 따라 대형병원 선호도가 높아져 각 병원은 품질을 높이기 보다는 몸집을 키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비, 대표적 임상품질 지표 등 소비자를 위한 정보가 상시적으로 공개되고 있지 않다"면서 "네덜란드는 의료기관 간 비교가 가능한 포털사이트(National Portal)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도 병원평가를 실시한 후 상세정보를 요약해 발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