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보궐이사를 추천했다. 앞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를 추천한 방통위는 KBS 이사도 추천하면서 공영방송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통위는 2일 제39차 전체회의를 열고 김경민 전 KBS 이사의 후임으로 조용환 변호사(사진)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서울대 법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조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창립 멤버다. 현재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문재인정부 초대 방통위원장 하마평에도 올랐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방송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다.
KBS 이사는 총 11명이다. 현 여권 몫인 조 변호사가 최종 임명되면 KBS 이사회는 구 여권 6명, 구 야권(현 여권) 5명 구도로 재편된다. 구 여권 이사가 1명 더 사퇴하면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안 의결이 가능해진다. 보궐이사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인 2018년 8월31일까지다.
KBS와 함께 파업 중인 MBC의 김장겸 사장 해임을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은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했다. 김경환·유기철·이완기·이진순·최강욱 등 5명의 이사는 해임안을 통해 "김 사장은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을 위반,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했다"며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어 신뢰도와 영향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해임안이 통과되면 김 사장은 방문진 설립 이후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해임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명박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30일 김 전 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방통위는 앞서 26일에는 유의선·김원배 전 방문진 이사의 후임으로 김경환 상지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31일 열린 방통위 종합감사에서 이효성 위원장에게 방문진 이사 선임에 대해 정치권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냐며 집중 추궁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의 압력은 없었다"고 답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방송과 정치권의 유착 관계가 만들어져 독립성 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의 정상화는 국민 요구"라며 "최근 방송 사태는 과거 방송이 잘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며 반작용 성격"이라고 공영방송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강조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