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스팟성 보조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됐지만 공시지원금은 여전히 제자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특별상황반을 운영 중이지만, 스팟성 보조금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스팟성 보조금은 최근 온라인 유통망과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살포됐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아이폰8이 출시된 지난 3일부터 40~50만원의 스팟성 보조금이 기승을 부렸다. 출고가 94만6000원의 아이폰8(64GB) 실구매가가 4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LG V30 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40~50만원대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단, 5~6만원대 이상의 특정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지난 10월1일부터 지원금상한제(33만원)는 폐지됐지만, 특정 시간에 일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차별적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은 여전히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위반이다.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돼 공시지원금을 33만원 이상으로 책정해도 되지만, 이 같은 스팟성 보조금은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스팟성 보조금이 고개를 든 반면 공시지원금은 요지부동이다.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동통신사들은 공시지원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아이폰8 등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모델까지 공시지원금은 10월 이전과 거의 비슷하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이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할인(25%)을 많이 선택하고 있다"며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선택약정할인 비중이 압도적이라 공시지원금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은 20%에서 25%로 상향됐다.
방통위의 단속도 스팟성 보조금 경쟁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방통위는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 9월말부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이통3사와 함께 특별상황반을 운영했다. 방통위는 당초 10월까지 상황반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아이폰8이 지난 3일 출시되면서 운영 기간을 늘렸다. 우선 이달 15일까지 운영하며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일부 매장에서 페이백 방식으로 보조금을 많이 준다는 제보가 있지만 대규모로 확산된 것은 아니다"며 "우선 구두로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