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아이폰8 '스웰링' 현상이 이동통신업계를 덮쳤다. 특히 일선 휴대전화 유통망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스웰링은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제품의 측면이 벌어지는 일종의 불량 현상이다.
아이폰8이 부풀어 오른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아이폰8 스웰링은 지난달 26일 대만을 시작으로 일본·중국·미국·캐나다 등 1차 출시국에서 7건 이상 발생했다. 아이폰8의 국내 출시일은 오는 20일이나 27일로 예상됐지만,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 악몽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아이폰8 스웰링 현상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도 일정 부분 금이 가게 됐다.
일선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들의 민감도는 더하다. 유통망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피해 보상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트7 구매자를 대상으로 환불이나 교환 업무를 하면서 인건비와 물류비용이 추가로 들어갔지만 삼성전자가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이통3사에 갤럭시노트7 피해 보상 비용으로 지급한 것은 약 450억원"이라며 "하지만 이 돈이 대리점보다 하위에 있는 판매점까지 제대로 지급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돈은 261억5000만원이며 전액 대리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리콜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리콜시, 제조사와 이통사는 결정 후 3일 이내에 이용자 정책 마련 ▲7일 이내에 모든 이용자에게 안내·고지 ▲이용자는 리콜 기간 서비스 개통 철회 가능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통사나 유통망의 피해에 대한 보상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방통위는 올해 9월 '통신단말장치 리콜에 따른 이용자 보호 법적 근거' 등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단말장치의 결함이 발생하면 이통사와 제조사, 수입·판매업자 등이 협의해 리콜에 따른 이용자 보호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하도록 의무화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보상 문제가 일단락되지 않았는데 아이폰8 배터리에 결함이 있다는 제보가 나와 우려스럽다"며 "리콜시 소비자와 이통사·유통망 등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액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