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폭언·욕설시 상담 거부하세요"

정부, 감정노동자 핸드북 발표…"사업주가 보호책 마련해야"

입력 : 2017-11-06 오후 5:29:2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전자의 자회사이자 고객 상담서비스 전문업체인 하이텔레서비스는 상담사에게 폭언·욕설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에게 “업무 상담과 관련 없는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 시 관련 법률에 의해 고발될 수 있으며, 통화 내용은 녹음돼 증거자료로 제공됩니다. 더 이상 정상적인 상담 진행이 어려워 통화가 종료됨을 안내드립니다”라고 안내한 후 통화를 종료한다. 이 과정에서 상담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활용하고, 필요 시에는 노무사를 통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한다. 상담사에게 성희롱을 하는 고객에 대해서도 조치는 같다.
 
콜센터 직원 출신인 대표이사는 감정노동에 상시 노출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실천 10대 수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정기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심리상담과 각종 문화생활, 건강관리를 지원한다. 또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작업장과 분리된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악성 민원인에 대해 별도의 업무매뉴얼을 만든 것도 감정노동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는 6일 감정노동의 개념 및 관리 필요성, 감정노동 종사자에 대한 건강보호 조치사항, 기업별 우수사례 등이 포함된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핸드북’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감정노동자 보호 관련 3건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1건의 특별법 제정안(감정노동자보호법)이 제출돼 있으나 처리가 지연될 수 있음을 고려, 정부는 우선적으로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핸드북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핸드북에서 사업주가 감정노동자 보호를 경영방침으로 설정하고, 감정노동 실태를 파악한 후 스트레스 완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부당한 요구 시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직원에게도 상담을 중단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되, 폭력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원의 상담·치료와 법정 분쟁을 지원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용부는 핸드북을 공공기관 350곳과 50인 이상 서비스업 사업장 1만9000곳에 배포하고,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도 게시할 계획이다.
 
김왕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핸드북을 우선 시행하고, 이번 정기국회 때 국회에서 잘 논의돼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6일 감정노동의 개념 및 관리 필요성, 감정노동 종사자에 대한 건강보호 조치사항, 기업별 우수사례 등이 포함된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핸드북’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림/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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