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말 TV 성수기 시장 결전에 나선다. 프리미엄 TV의 가격을 낮춰 블랙프라이데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내달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까지 이어지는 쇼핑시즌을 선점하고, 연말 재고도 더는 효과를 노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시장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이달부터 '사전세일(pre-sale)'을 시작했다. 미국 최대 가전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55인치 삼성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400달러 할인한 1599달러에 판매한다. 대화면 TV일수록 할인 폭이 커져 65인치는 700달러, 75인치는 1000달러까지 할인한다. LG전자도 할인에 나섰다. 5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400달러 낮춘 1599달러에 판매 중이며, 최고급 사양인 77인치 제품의 경우 5000달러까지 할인해 1만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통상 북미시장은 11월부터 TV 성수기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이지만 배송 지연 등으로 본격적인 판매 증가는 이보다 전인 11월 초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TV제조사는 이 시기에 제품가격을 대폭 낮춰 소비자를 공략한다.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등 12월로 이어지는 쇼핑시즌 수요 쟁탈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4분기 TV 판매량을 최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 해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 소진 효과도 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 1300대 이상의 TV를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1000만대 규모의 TV를 판매했고,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판매량이 30% 중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도 3분기 출하량 670만대에서 4분기에는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제품의 할인 폭이 커지고, 마케팅과 프로모션 강화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면서 매출 대비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LG전자는 4분기 HE부문에서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5.8%포인트 하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TV를 포함한 가전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2.4%로 전분기(6.9%)보다 악화됐다. 제값을 받고 제품을 팔아야 수익성이 높아지는데 할인 폭이 크다 보니 많이 팔아도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매출이 늘어난 것 대비 수익성 증가 폭이 둔화될 수 있지만 대형, 프리미엄 위주로 제품군이 정비되고 있어 저가 제품을 파는 업체들과는 분명한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에 나선 고객들이 한 전자상가에서 한국산 TV를 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