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의류건조기 시장이 올해 대중화의 원년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틈새가전 수준이었지만, 미세먼지 증가와 고온다습해진 날씨로 수요가 급증했다. 또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인기가전으로 등극했다.
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만대 수준이었던 의류건조기 시장은 올해 6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점유율 70% 내외인 LG전자는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에 따르면 매월 200%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기존 추정치인 30만~40만대를 거뜬히 넘어 올해 6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대당 100만원이 넘는 고가로, 금액 기준 시장 규모는 향후 1~2년 내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5대 필수가전 가운데 하나인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LG전자가 소비전력을 대폭 줄인 히트펌프 방식의 전기건조기를 출시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설치에 제약이 많았던 기존 가스건조기의 한계도 극복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 초 유럽지역 중심으로 판매하던 의류건조기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판이 커졌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야외에서 빨래를 말리기보다 건조기를 활용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대중화의 이유로 꼽힌다. 길어진 장마와 여름철 높은 습도로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것도 건조기 열풍의 한 요인이다.
시장이 커지자 외산업체들도 국내 총판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며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유럽의 보쉬는 화인어프라이언스를 통해 저소음 성능을 탑재한 보쉬300 시리즈와 보쉬800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 블롬베르크도 국내 총판 신영에스디를 통해 히트펌프 방식의 전기건조기를 내놨다.
업계는 새로운 카테고리인 의류건조기가 제조사들의 새로운 매출 활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전 교체주기가 10년으로 길어지면서 생활가전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평가받았다"며 "의류건조기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동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쉬 의류건조기. 사진/화인어프라이언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