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최근 1년간 인공지능(AI) 분야 임원을 늘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경쟁력으로 꼽히는 AI를 전담하는 전문인력을 확충하며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16일 이통 3사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분야 임원은 5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명에서 4명이 늘었다. 이상호 AI사업단장을 비롯해 김지원 T브레인 담당, 박명순 AI사업본부장, 장교희 AI서비스본부장, 이현아 AI기술본부장 등이다. AI사업단은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됐다. AI 관련 사업과 서비스, 기술개발 등을 총괄한다.
이호수 ICT기술총괄도 AI 전문가다. 이 총괄은 미국 IBM왓슨 연구소에서 AI를 연구했으며 이후 삼성전자와 SK주식회사 C&C를 거쳐 SK텔레콤에서 ICT기술총괄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전문가들을 필두로 '누구'를 내세워 AI플랫폼 전쟁에도 나섰다. 누구는 SK텔레콤의 AI스피커 이름이기도 하다. 최근 SK텔레콤은 자사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T맵'에 누구를 적용하며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SK텔레콤 모델들이 AI플랫폼 '누구'가 탑재된 T맵에 음성으로 길안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KT 모델들이 서울 강남역 KT 애비뉴 매장에서 '기가지니 AI'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지난해까지 AI 분야 임원이 없었던 KT는 올해 2명으로 늘렸다. KT는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AI 전문조직인 'AI테크센터'를 신설했다. AI테크센터는 김진한 상무가 이끌고 있다. KT는 지난 5월 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AI TV '기가지니'를 전담하는 기가지니 사업단도 신설했다. KT가 1월 출시한 기가지니는 AI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 겸 스피커로, IPTV(올레TV)와 연동해 AI 홈비서 역할을 한다. 기가지니사업단장은 마케팅본부장인 이필재 전무가 겸직한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없던 AI 분야 임원을 올해 3명으로 늘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AI서비스사업부를 신설했다. 현준용 전무가 수장이다. 현 전무를 비롯해 이해성 상무(AI서비스 담당), 송대원 상무(AI디바이스 담당)가 AI 관련 사업을 이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누구나 KT의 기가지니에 대적할 AI 스피커는 출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앞서 출시된 AI 서비스들의 장단점을 검토해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가 AI 플랫폼 시장 선점을 위해 전열을 재정비한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후발주자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글로벌 AI 플랫폼 시장은 아마존의 알렉사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이 이미 선점했다.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AI스피커와 스마트폰, 가전 등에 탑재되며 적용범위를 넗히고 있다.
한편 이통 3사의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담당 임원 수는 1~3명으로 지난해와 유사했다. 3사의 AI조직은 올해 갖춰졌지만 빅데이터와 IoT 관련 조직은 지난해에도 운영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