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수석부원장과 부원장, 부원장보 등 임원급 인사를 단행한 이후 처음 가진 내부 회의에서 금감원 채용 비리 사태 이후 해이해진 공직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최흥식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를 열고 "금감원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주 수석부원장과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을 비롯해 9명의 부원장보를 내부 출신으로 전원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은행 담당 부원장과 부원장급인 금융소비자처장 등 2명에 대한 인사는 아직 청와대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석부원장 등 2명의 부원장 인사에 이어 부원장보 인사를 마무리하는 등 기본적인 임원 셋팅을 완료한 만큼 채용비리 사태 후 인사가 지연되는 동안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채용비리 사태로 사면초가에 처했던 최흥식 체제의 금감원이 조직 개편과 금융감독업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9일 인사·조직문화 혁신TF를 통해 필기시험 강화, 비위임직원 징계 방안 등 고강도 쇄신안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이외에도 금융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TF, 금융소비자 보호 권익 제고를 위한 TF도 운영중인데, 이달 말까지는 조직개편 작업이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업권별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제재 행태에 대해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다음달 중으로 조직 쇄신 방안을 발표해야 하는 만큼 관련 내용이 조직 혁신 작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대책 등 금융권의 당면 현안에 대한 논의도 가졌다. 잇따른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금융사들이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어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이미 가계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생계형 자영업자도 적지 않아 내달 중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개인, 기업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도 논의됐다. 회의에서는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이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할 계획도 보고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는 통상적으로 월요일에 열린 것과는 달리 화요일에 열렸다. 최 원장이 화요일로 임원회의로 옮겼기 때문이다. 월요일 회의가 가져오는 직원들의 피로감과 이에 따른 업무 비효율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월요일 오전에 여는 임원 회의 때문에 임직원들이 주말에도 출근해 회의를 준비해왔다"며 "최 원장이 '일단 시행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인데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자기 색깔을 내겠다는 취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장과 한국금융연구원장, 한국선물학회장을 지낸 바 있는 '민간 출신'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