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대기업들이 실적 호전에도 불구, 올 들어 기부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홍역을 치른 삼성 계열사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29일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곳을 대상으로 기부 현황을 조사한 결과,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9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38.1% 늘었다.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기부에는 인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기부금 규모가 17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억원(-39.8%) 줄었다. 삼성생명도 1년 전보다 246억원(-99.4%) 감소했으며 삼성물산(-70.1%)과 삼성화재(-80.1%), 삼성SDS(-98.3%) 등도 작년보다 큰 폭으로 기부를 줄였다. KT&G(-79.0%), GS칼텍스(-81.5%), 우리은행(-39.0%) 등도 지난해에 비해 기부금이 100억원 이상씩 감소했다.

 

반면 기부금을 늘린 기업은 124곳(48.2%)이었다. 기부금 증가액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호텔롯데(+162억원·160.2%), KT(109억원·32.3%), 대한유화(101억원·신규) 등 3곳이었으며 롯데칠성음료(223.3%), KCC(689.5%), 한국전력공사(45.5%), 한미약품(2074.4%) 등도 큰 폭으로 기부를 늘렸다.

 

기부금 총액순으로 보면 삼성전자(1705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기부금이 40% 가까이 줄었음에도 1위에 올랐다. 2위인 SK텔레콤(579억원)과 비교하면 3배에 달했다. 3위는 KT(448억원)가 차지했고, 현대차(295억원)·호텔롯데(263억원)·SK하이닉스(242억원)·포스코(22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STX조선해양과 다우데이터는 기부금을 아예 내지 않았으며, KTcs(100만원)·풀무원식품(100만원)·에스에이엠티(100만원) 등 18곳은 기부금 규모가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