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20년, 재계 '지각변동'

30대그룹 중 19곳 교체…대우 등 11개그룹은 해체

입력 : 2017-11-01 오후 6:26:4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외환위기 이후 20년간 국내 재계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30대그룹 가운데 19곳이 해체되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남은 11곳 중 현대, LG 등 5곳도 여러 그룹으로 쪼개졌다. 20년 동안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곳은 롯데, SK, 삼성이었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1일 CEO스코어가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초와 올해 30대그룹 현황을 비교한 결과, 외환위기 당시 30대그룹 중 19곳(63.3%)의 변화가 발견됐다. 19곳 중 그룹이 해체된 곳은 11곳이었으며, 30대그룹에서 밀려난 곳은 8곳이었다.
 
그룹이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은 대우(당시 3위), 쌍용(7위), 동아(10위), 고합(17위), 진로(22위), 동양(23위), 해태(24위), 신호(25위), 뉴코아(27위), 거평(28위), 새한(30위) 등 11곳이다. 한라(12위), 한솔(15위), 코오롱(18위), 동국제강(19위), 동부(20위), 아남(21위), 대상(26위), 삼표(옛 강원산업, 29위) 등 8곳은 30대그룹에서 밀려났다.
 
현재까지 30대그룹에 남아있는 곳은 삼성, 현대, SK, LG, 롯데, 한화, 두산, 한진, 금호, 대림, 효성 등 11곳에 불과했다. 이중 현대는 무려 9개 그룹으로 쪼개졌고, 모태인 현대가 30대그룹에서 탈락한 반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3곳은 30대그룹 반열에 올랐다. LG 역시 5개 그룹으로 분할됐고, 모태인 LG를 비롯해 GS, LS 등 3곳이 30대그룹에 포함됐다. 삼성은 외환위기 이후 BGF리테일과 중앙일보를 분리했고, 한진은 유수홀딩스, 한진중공업, 메리츠금융으로 분리 후 한진만 30대그룹에 남았다. 금호는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으며, 금호아시아나만 30대그룹이다. 
 
20년새 30대그룹에 새로 합류한 곳은 포스코, 농협, KT, 신세계, CJ, 부영, 대우조선해양, 미래에셋, 에쓰오일, OCI, 영풍, KT&G,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하림 등 15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포스코, KT, KT&G는 2000년대 초에 민영화됐고, 농협은 일반기업으로 분류돼 30대그룹에 합류했다. 신세계와 CJ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4월 삼성에서 분리된 후 30대그룹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년간 그룹 순위는 롯데가 11위에서 5위로 6계단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SK는 5위에서 3위로 2계단 상승했고, 삼성은 2위에서 1위로, 두산은 14위에서 13위로 각각 1계단씩 뛰어올랐다. 삼성의 경우 계열사가 62개로 20년 동안 1개 밖에 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정자산 규모가 217조원으로 20년 전의 삼성전자보다 845.6%나 급증해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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