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한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과 일본 등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운 국가를 주목해 한국 정부와 철강업계가 4차 산업기술에 기반한 철강산업 고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교수는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한국 철강산업경쟁력 고도화 방안'을 주제로 한 국회철강포럼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와 철강산업계가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할 스마트 제철소 구현과 선제적 표준화 정책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고로사와 중소형 철강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산업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철강사 간 인수합병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하북강철 등 생산능력 1억t급의 초대형 철강사가 등장했다. 일본도 5000만t, 300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대형 철강사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됐다. 민 교수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더불어 중국과 일본의 철강사 대형화가 맞물리며 경쟁이 심화됐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경쟁 전략 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9일 국회에서 한국 철강산업 경쟁력 고도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울러 철강 생태계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소재를 생산하는 대형 철강사와 가공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철강업계가 연계하는 철강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장성과 안정성, 혁신성 등을 추구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 교수는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대형 철강사들과 이를 가공하는 기업 간의 협력 생태계를 위한 개방적, 합리적 경쟁 유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산업간 선제적 구조조정과 정부의 정책 유도가 국가 간 대형 철강 경쟁 체제가 이뤄졌을 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선제적 대응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철강업계가 선제적 구조조정과 표준화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먼저 산업의 큰 틀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책적 구조개선 목표를 제시함과 더불어 구조조정을 선도한 기업에 혜택을 주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민 교수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은 고부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고도화된 산업 생태계 구조를 구축하게 된다"며 "현재의 수직적 산업 생태계를 소재와 가공 기업 간 협업체계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산업부가 산업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제시와 더불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