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산마감 단축' 논의 중단

이통사·유통망·소비자 의견 엇갈려…설문조사로 일선 유통망 의견 취합

입력 : 2017-12-10 오후 1:41:44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휴대폰 전산 마감 단축 논의가 중단됐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는 유통망 점주와 직원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10일 "전산 마감 단축에 대해 이통3사의 입장이 다르고, 유통망의 의견도 엇갈린다"며 "대리점 및 판매점 점주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이통3사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진행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앞서 방통위와 이통3사는 기존 오후 8시인 휴대폰 전산 개통 마감 시간을 오후 6시로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시달리는 일선 유통망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현재 번호이동은 오후 8시까지, 기기변경과 신규개통은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이통3사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SK텔레콤과 KT는 긍정적인 반면 LG유플러스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전산 마감 시간을 앞당기면 번호이동은 기존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더 활발한 번호이동이 필요한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유통망은 판매점과 집단상가에서 특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관련 협회나 점주들은 하루 중 방문객이 가장 많은 오후 6~8시에 전산이 차단되면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늦은 시간까지 방문객의 상담이나 개통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당초 방통위가 전산 마감 단축을 이통사들과만 논의하면서 유통망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산 마감 단축에 따른 영향이 일선 유통망에 직접적임에도, 정작 당사자들은 논의의 장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유통망 관계자는 "방통위와 이통사에 항의하자, 향후 관련 논의를 할 때 유통망의 의견을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우선 평일 저녁에 개통을 할 수 없다면 주말에 몰릴 수밖에 없으니 제대로 된 상담을 받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일반적으로 약정 만기 기간인 2년에 한 번꼴로 판매점에 가는데 크게 불편할 건 없으니 유통망 직원들의 근로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9월 안양시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해 "휴대폰 판매업 종사자들은 일반 국민과 다른 시간대에 일을 한다"며 "오전 근무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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