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분유업계가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해외수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업체들은 까다로운 중국 조제분유 수출기준을 잇따라 통과하며 중국 수출길에 활로를 되찾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금액은 1억492만 달러(약 1223억 원)로 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년도 9337억 달러에서 1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국산 분유의 해외 총 수출액이 1억215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수출 비중은 86%에 달하는 셈이다. 업체별로는
매일유업(267980)이 약 42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수출액을 보이고 있고,
남양유업(003920) 약 3800만 달러, 롯데파스퇴르가 약 34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변수는 중국이 내년부터 제조분유 공장당 브랜드 수를 제한하는 규제를 본격 시행한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지난해 10월 심사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 중국 분유 수출을 허가하고, 업체별 분유 공장당 3개 브랜드, 9개 제품만 판매하도록 제한하는 '영유아 조제분유 등록관리법'을 발표한 바 있다. 공식 발효 시점은 내년 1월이다.
이같은 조치 직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국내 분유업체들은 달라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분유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남양유업은 '아기사랑 수'를 국내 최초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시키며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정식 등록했다.
남양유업은 제품 개발 연구보고서, 배합 화학물질 증명서 등 총 10여개에 이르는 등록 자료는 물론 생산 공장도 심사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국의 엄격한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모두 통과해 총 6개 브랜드, 18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연말까지 중국 수출용 제품인 '희안지', '아이즈바오'를 비롯 기존의 '아이엠마더', '임페리얼 XO' 등 대표 분유 브랜드 등록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조제분유 설비 등에 과감한 투자 단행과, 세계적 수준의 제품 연구 개발 능력 등이 모두 어우러져 보다 강화된 중국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다"며 "10조원 규모의 중국 분유시장 재공략에 나서는 국내 첫 기업인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도 지난달 30일 횡성 파스퇴르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출 분유 3개 브랜드(위드맘·그랑노블·희안지)가 새롭게 시행되는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동시에 통과해 CFDA에 정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향후 롯데푸드는 평택 포승공장에서 생산하는 3개 브랜드(위드맘 산양·사랑그랑노블·미은지)를 추가로 등록해 전체 6개 브랜드, 단계별 18개 분유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유업계 1위 매일유업도 현재 4개 브랜드의 등록 신청서를 제출해 CFDA의 허가를 대기중이다.
한편 중국의 브랜드수 제한 조치와 별개로 중국 내 분유수입 기본 관세율이 내년부터 낮아질 것으로 알려지며 분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분유 수입 기본 관세율을 기존 20%에서 0%로 낮추기로 하면서 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 등 중국으로 분유를 수출하는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연초부터 할당관세율 5%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전월대비 가격 경쟁력 향상은 크지 않겠지만, 할당관세와 같은 한시적 조치가 아닌 기본 관세율 인하는 분명 중장기적으로 가격 메리트를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파스퇴르의 중국 수출 분유제품 3종. 사진/롯데파스퇴르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