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유 장관은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송년 오찬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부 조직개편 요구에 대한 질문에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국가적으로 볼 때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브리핑에서 방송과 통신 업무가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로 나뉘어져 있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시대에 (담당 정부 조직이) 분리된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2008년 초기 방통위가 맞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출범했다. 당시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의 진흥 및 규제 업무를 모두 관장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미래창조과학부가 등장하면서 방통위의 기능 중 유료방송 진흥·규제 업무가 미래부로 이관됐다. 이에 방통위는 지상파 진흥·규제와 이동통신사 규제 권한만 맡게 됐다. 올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미래부는 과기정통부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업무 분야는 기존과 거의 같다. 유 장관은 “정부 조직개편이 공론화되면 내 일과 상대방의 일을 따지며 등 땅따먹기를 하면 안 된다”며 “내게 비효율적인 것이 있다면 내줄 수도 있다는 자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5세대(5G) 통신의 필수설비를 이통 3사가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통 3사가 각자 5G 필수설비에 투자한다면 부담이 되고 소비자의 요금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5G 필수설비를 이통3사가 공유하는 방안에 대해 이통사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 장관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현재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을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과기정통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에 R&D 예산 조정권한를 부여여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다. 유 장관은 “R&D 예산 권한 이관은 기재부와 과기정통부의 실무합의가 끝났지만 개정안이 아직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업무를 잘할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