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국타이어그룹이 올해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고,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경영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유통업 등을 통해 비타이어부문 매출을 현재 1조원에서 2조원까지 2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최상위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전날 공시를 통해 조양래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총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조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조 부회장의 경영책임은 한층 더 강화됐다.
아울러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같은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됐다. 3월 주주총회에서 서승화 부회장이 퇴임하면 한국타이어는 조 사장과 이수일 사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조 사장은 현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하고 있다. 회사는 조 회장이 등기 이사와 회장직은 유지한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오너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2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자리를 옮긴 뒤 사업내실 강화와 신사업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유통사업 강화 등을 통해 비타이어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현재 1조원에서 2조원대로 2배 이상 키우고 매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타이어 유통 전문 체인인 ‘티스테이션’과 수입차 정비 사업 등을 기반으로 자동차 라이프 및 애프터마켓 전반에 대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유통 전문 체인인 ‘티-스테이션’을 통해 올해 좀 더 다양한 브랜드의 타이어를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첨단 장비와 축척된 기술력으로 자동차 토탈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을 강화하고, 보다 전문화된 본사 차원의 체계적 교육도 진행한다. 여기에 수입차 정비사업도 강화해 나간다. 한국타이어는 2016년 수입차 정비업체 ‘에스모터스’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100억원을 출자해 슈퍼카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도 법인 HK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한국타이어의 또 다른 과제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조 부회장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가 집중된 미국 테네시 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조 부회장은 미국공장을 직접 챙기며 공장 가동 및 조기정상화에 힘써왔다. 지난해까지 판로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전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판로 확보에 집중하며 수익 창출에 매진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미국에서 타이어 교체 시장에만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신차 시장에는 제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교체용 타이어로 자동차 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신차용 타이어는 초기 단계부터 차량에 맞는 타이어를 연구하고 개발해야 된다. 신차용 타이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가 미국에 세운 테네시공장. 사진/한국타이어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