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공급가 내려도 소비가는 오름세

최저임금 인상분이 가격 반영된 듯…단기간 평가 이르다는 반론도

입력 : 2018-01-07 오후 1:38:06
석유가격정보사이트 오피넷 캡처.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기름값이 심상치 않다. 정유사의 공급가가 3주째 내렸으나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지속 오름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반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을 단속하는 한편, 중소기업 부담을 완화할 보완책을 마련키로 했다.
 
7일 석유가격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은 지난달 셋째주(주유소가격보다 1주 전 가격)부터 하락세로 반전해 이달 첫째주까지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주유소의 휘발유 및 경유 판매가격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새해 첫주에도 휘발유(전국 평균 판매가격)는 전주 대비 리터당 1.8원 상승한 1544.9원, 경유 역시 1.8원 오른 1337원을 기록했다. 주유소가 재고물량을 소진하고 정유사로부터 새로 구매한 물량이 반영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이 같은 간격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 사이 가격인상 요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꼽힌다. 
 
연말과 연휴라는 특수성과 함께, 단기간을 놓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4사가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외부에 밝히는 석유제품 공급가와 실제 대리점 및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 간에 차이가 있다. 정유 4사는 외부 공표 가격에서 일정 부분 할인율을 적용해 주유소 단위에 공급한다. 할인 수준이 저조하면 오히려 소매가격엔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주유소업계에서는 지난 연말 정유 4사의 재고가 부족해 할인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 4사가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내수가격 할인에 인색해졌다는 불평도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기름값에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주어진 시장환경이 좋질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유소는 과포화 상태로 가격경쟁이 치열해 매년 휴·폐업 주유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면서 주유원 등의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가격인상 움직임에 엄정 대응키로 했다. 동시에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업주들로부터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받고 있다. 정부는 2조9707억원을 배정,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가 월 급여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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