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지난 15일 실시한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대해 향후 정부 주도의 강제2부제 시행 전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16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관련 서울시 입장을 발표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시민들이 미세먼지에 건강을 위협당하고 심지어 생명을 잃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방향 아래 때가 지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시행을 미룰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해 정해관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한 결과 2013년 한 해 대기오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1만370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5%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향후 계획 및 건의사항으로 ▲6월까지 시민참여 캠페인 전개 ▲경기·인천 공동참여 촉구 ▲국무총리 산하 고농도 비상저감조치 TF 구성 건의 ▲발령조건·시점 기술적 검토 보완 등을 발표했다.
황 본부장은 “올해 봄에도 작년 봄처럼 미세먼지가 심해질텐데 그냥 있을 수 없다”며 비상저감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경기도의 저공해조치나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발표를 환영하지만, 이는 평상 시 대책으로 장기적인 대책, 국제적으로 협력할 부분, 평상 시 대책, 비상 시 대책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80~90㎍/㎥까지 올라가면 설령 중국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장기대책만 논하는 건 대책이 아니다”라며 “극약처방으로 석탄 발전을 중단시키고 가동률을 50% 낮추고 공사장 중지 등의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처음으로 시행된 대중교통 무료 조치에 대해서는 “비도 오고 기상상황 나빴기 때문에 자가용 이용이 늘 수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무료 이용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유의미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또 “50억원이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인식 늘릴 수 있다면 마중물로서 충분히 역할할 것”이라며 “서울시민들은 평소에도 대중교통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경기·인천 참여하지 않으면 승용차 줄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본부장은 “비상 시에는 강제2부제가 돼야 한다고 정부에 계속 촉구하는 중으로 대중교통 무료는 강제2부제 되면 자동으로 소멸할 것”이라며 “낮은 참여율이 문제니 지속적인 시민 참여 운동을 벌이면서 전문가와 학계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프랑스 파리의 대중교통 무료 조치 폐지에 대해선 “파리에선 공해차량을 5단계로 나눠 낮은 단계의 차량은 운행 자체가 안되도록 법제화됐다”며 “실효성 때문이 아니라 파리시의 노력이 더 강력한 정책으로 대체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관련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