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4분기 어닝시즌 개막…순익 10조 달성 전망

2일 하나금융부터 실적발표…금융권 당기순익, 전년대비 35%↑ 추정
KB, 리딩뱅크 확보…비은행계열·예대마진 확대에 어닝서프라이즈 예고

입력 : 2018-02-01 오후 2:29:2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은행)들이 4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이들 지주는 작년 한 해 역대 최고치인 10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개선과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확대, 순이자마진(NIM)개선 등에 힘입은 결과다.
 
금융지주사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작년 한 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는 오는 2일 하나금융지주(086790)를 시작으로 신한(005450)금융지주(7일), KB금융(105560)지주(8일), 우리은행(000030), 기업은행(9일) 순으로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지주가 10조원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KB·신한·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조37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6년 당기순익인 7조6924억원에 비해 34.91% 늘어난 규모다. 컨센선스는 IFRS연결 기준이며 추정기관은 3곳 이상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결판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상반기 당기순익으로는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한 가운데 3분기 기준 순익과 은행 당기 순익은 KB금융이 앞서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우선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작년 4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3조원을 넘으며 나란히 ‘3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승자는 KB금융이 거머쥘 것으로 예측됐다.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익 추정치는 3조3695억원으로 2016년도에 비해 53.8%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33.3%, 14.3% 오른 3조9126억원, 11조4522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보다 16.9% 증가한 3조303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2621억원이며, 매출액은 11조7811억원이다. 이는 1년 전에 견줘 각각 37.1%, 4.8% 확대된 수치다.
하지만 4분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실시된 명예퇴직 비용 등 일회성요인을 감안 시 순익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신한은행에 예상보다 명예퇴직 신청자(800여명)가 많아지면서 판관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신한금융의 이자수익은 안정적이지만 판관비 증가와 지분증권 평가손실 등 감익 요인이 있다”며 “경쟁사 대비 더딘 비은행 M&A 속도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규제 압박 등이 주가 상승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 연간 컨센선스. 표/에프앤가이드
 
KB금융에 대해서는 “성과급과 희망퇴직 지급에 따른 판관비 증가 등으로 4분기 컨센선스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지목하면서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화하고, 원화대출금이 증가하는 등 견조한 이자이익과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반영돼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는 NIM상승과 원화대출성장에 따른 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 보험, 캐피탈 자회사 편입에 따른 비자이익도 큰 폭 증가하며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만하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의 경우 작년 한 해 2조55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연간 2조원 클럽’대열에 합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작년 하나금융의 당기순익은 2016년과 비교해 46.9% 뛴 것으로, 영업이익(2조5615억원)과 매출액(8조9094억원) 또한 1년 새 각각 58.7%, 6.3% 늘어날 전망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에서는 지난 4분기 유가증권 매각이익(세전 2300억원 수준)과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환차익(세전 1000억원 수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출이 직전 분기 보다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순이자마진이 소폭 개선되며 이자이익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민영화에 시동을 건 우리은행은 1조6495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릴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은 2016년 대비 29.1%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37.7% 오른 8조5961억원, 2조1670억원으로 추정됐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작년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7.3% 오른 2755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순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도 각각 전년에 견줘 6.5%, 13.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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