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 버린 손보사들, '저가 암보험' 경쟁

잇달아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출시…보장 내용도 단순화 추세

입력 : 2018-02-04 오후 1:54:2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근 손해보험업계에서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내용은 단순한 ‘실속형 암보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일상 속 위험보장’이라는 손해보험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일부터 일반 암보험보다 약 30% 저렴한 (무)실속더한 든든보장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낮추고 큰 질병의 진단비를 집중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가입이간이 길어질수록 보험료 할인폭이 커진다. 40세 남성이 100세 만기 20년 납,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으로 암 진단비 2000만원, 뇌졸중 진단비 1000만원, 급성심근경색증 진단비 1000만원, 일반상해·질병 80% 이상 후유장해 1000만원, 유사암 진단비 200만원으로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4만9360원 수준이다.
 
같은 날 MG손해보험이 출시한 (무)다이렉트 2030암보험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보험료를 이중으로 낮췄다. 다른 연계조건 없이 암 진단비만 단독으로 보장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도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암 진단비를 1000만원, 3000만원, 5000만원 중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온라인 보험의 특성상 점포 운영비, 설계사 수수료 등이 빠져 보험료가 저렴하다. 여기에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을 선택하면 보험료가 더 낮아진다. 30세 남성이 80세 만기, 20년 납으로 해지환급금 미지급, 암 진단비 3000만원을 선택하면 월 보험료는 1만9710원이다.
 
해지환급금 지급형 암보험은 원금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출시됐다. 하지만 비싼 보험료로 인해 중도해지율이 높고 상품 구조가 저축성에 치중돼 손해보험 본래의 목적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선 보험사들도 보장성에 중점을 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지난달 1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손해보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는 손해보험 본연의 경쟁력에 기반한 신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특정 질병만 보장하는 상품 출시도 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처프라이프생명이 출시한 (무)Chubb 오직 유방암만 생각하는 보험이 대표적인 예다. 이 보험은 20세 여성 기준 월 180원, 30세는 월 630원의 보험료로 유방암 진단금과 수술비를 각 500만원씩 보장하는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래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처럼 해지환급금이란 개념이 없다.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지, 원금을 돌려받기 위해 가입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손보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위험보장에 충실한 상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손해보험업계에서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내용은 단순한 ‘실속형 암보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화손해보험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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