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변액보험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험설계사 인맥 위주의 영업방식과 높은 중도해지율은 문제로 지적된다.
15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25개 생보사의 전체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21만6094건으로 2분기(18만6336건) 대비 2만9758건(16.0%) 증가했다. 대표적 성장지표인 초회보험료도 5893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921억원(98.3%) 급증했다. 변액보험은 사업비,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그 수익률을 지급 보험금에 반영하는 보험이다.
특히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변액보험 출시가 늘어나는 추세다. 새 보험회계기준 적용 시 보험금에 붙는 이자가 부채로 계산되는 저축성보험과 달리, 변액보험은 자산운용 수익에 따른 보험금 상승분이 부채로 계산되지 않아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
실제 올해부터 판매가 시작된 변액보험 상품만 총 35개에 이른다. 저축성으론 삼성생명이 11개, 신한생명은 2개, DGB생명은 3개, 미래에셋생명은 5개, PCA생명은 6개의 변액보험 상품을 내놨다. 보장성으론 신한생명과 DGB생명이 각각 3개, PCA생명이 각각 2개의 상품을 판매 개시했다.
하지만 커질대로 커진 외형과 비교해 내실은 빈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비자발적 가입이 대부분인 탓에 중도해지율이 높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최근 발표한 ‘가구소득 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변액보험 가입자의 52.6%가 보험설계사인 지인·친지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했다. 반면 자발적 가입 비율은 9.9%로 모든 유형 중 가장 낮았다.
이는 높은 중도해지율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년차 가입자의 보험 유지율은 77.3%에 달하지만 2년차 63.9%, 3년차 55.9%, 4년차 40.%, 5년차 이후에는 20%대로 급감했다.
자발적 가입이 적은 원인 중 하나로는 적은 해지환급금이 지적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대비 사업비 비중이 평균 11.5%로 일반 저축성보험보다 2~3배 높은 데다, 최근에는 수익률도 안정적이지 못해 가입기간이 10년을 경과하기 전까진 납부 원금을 보장받기 어렵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입자와 보험설계사가 주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파악해 펀드 종목을 변경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각 보험사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수익률 개선을 통해 해지환급금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투자형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해지율 문제 등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변액보험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험설계사 인맥 위주의 영업방식과 높은 중도해지율은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공개한 '변액보험 길라잡이' 동영상 화면.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