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손해보험업계에 이어 생명보험업계도 ‘저가형 보장성보험’ 경쟁에 뛰어들었다. 손보업계가 상품구조를 단순화한 암보험을 내세우고 있다면, 생보업계는 중도해지 시 해지환급금을 줄인 대신 보험료를 낮춘 저해지 종신보험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난달 ‘실속든든 종신보험’을 출시한 데 이어, 교보생명도 이날 ‘교보스마트플랜 종신보험’을 내놨다. 두 상품 모두 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그동안 저가 종신보험으로 해지환급금 미보증형 종신보험만 취급해왔다. 해지환급금 미보증형은 예정이율을 보증하지 않는 상품으로,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해지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 대신 보험료가 일반 종신보험보다 20%가량 저렴하다.
저해지 환급형은 특정 시점까지 해지환급금이 납입 보험료의 절반도 안 되지만, 보험료가 일반 종신보험 대비 20~30% 낮다. 교보생명이 이날 출시한 ‘교보스마트플랜 종신보험’은 고객이 정한 은퇴시점(55·60·65세 중 선택) 10년 전까지 해지환급금이 일반 상품 대비 30%만 적립되지만 이후 해지환급금이 매년 7%씩 10년간 단계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업계에선 2015년 ING생명보험이 최초로 저해지 종신보험인 ‘간편가입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을 출시한 이후 대부분의 중소 보험사들도 앞 다퉈 유사 상품들을 내놨다. 하지만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교보·한화생명은 출시를 미뤄왔다. 그러던 중 한화생명이 지난해 먼저 저해지 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올 들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대세에 편승했다.
대형 생보사들까지 저가형 종신보험 경쟁에 뛰어든 것은 2030세대의 낮은 종신보험 가입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상품 자체가 자발적 가입률이 낮은 데다, 종신보험은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이기 때문에 과거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젊은 세대에게는 매력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일반 종신보험은 주계약이 1억원이면 월 보험료가 30만원에서 35만원 정도다. 소득이 적거나 일정치 않다면 보험료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합류로 모든 생보사가 저해지 종신보험을 취급하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 가입 여력이 부족한 젊은층에게 가성비는 물론이고 심리적 만족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보생명은 12일 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인 ‘교보스마트플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교보생명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