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대전·홍성…아산서도 민간인 학살 유해 발견

22일부터 발굴조사, 아산 일대 800명 희생

입력 : 2018-02-20 오후 3:47:2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한국전쟁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가 진주·대전·홍성에 이어 충남 아산에서도 발굴됐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은 오는 22일부터 내달1일까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3리 산86-1번지에서 제5차 유해발굴조사를 벌인다.
 
공동조사단은 5차 발굴조사에 앞서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 폐금광 지역에 대한 시굴조사를 벌여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 최소 3명의 유해와 M1탄피 1점, 단추 등 유품을 발견했다.
 
이번 5차 발굴조사지역인 충남 아산지역은 1950년 9월부터 1951년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의 부역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법한 절차없이 희생됐다. 특히 배방읍 설화산 폐금광에는 최소 150~3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시굴조사와 이번 5차 발굴조사는 지난 2015년 만들어진 아산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에 따라 아산시 예산으로 진행된다.
 
앞서 공동조사단은 지난 2014년 2~3월 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에서 진주지역 보도연맹사건 관련 민간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1차 유해발굴조사를 진행해 최소 39명의 유해와 탄두와 탄피, 버클 등 다수의 유품을 발굴한 바 있다.
 
2015년 2~3월에는 대전시 동구 낭월동 대전형무소사건 관련 민간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2차 유해발굴조사를 벌여 최소 20구의 유해와 탄두, 탄피, 의안 등 유품 다수를 발굴했다.
 
또 2016년 2월 충남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산 92번지에서 3차 유해발굴조사를 벌여 최소 21명의 유해와 유품, 지난해 2~3월 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 제2학살지 4차 유해발굴조사에서 최소 38명의 유해와 유품이 나왔다.
 
한국전쟁 당시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죽임을 당한 후 지하 광산이나 이름 모를 산속에 수십년 동안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이에 공동조사단은 노무현 정부 이후 중단된 과거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인도적 차원에서 발굴·안치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대 국회에는 ‘장준하사건 등 진상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청산특별법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개정안’ 등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중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마땅히 가져야 할 법적 책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조차 지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인 유해 발굴을 통해 민간인학살 사건의 실상을 기록하고, 하루속히 국가가 나설 수 있도록 강력하게 촉구하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배방리 산기슭 폐광터 시굴조사에서 발견된 희생자 유해. 공동조사단은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해를 오는 22일부터 본격 수습한다. 사진/유해발굴공동조사단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용준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