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6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발생한 ‘여자 팀추월 사태’와 관련해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반대한 나경원 평창조직위원 파면에 대해선 “조직위의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청와대 소셜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를 통해 ‘김보름, 박지우–빙상연맹 징계’ 청원과 ‘나경원 평창조직위원 파면’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답변자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을 담당하는 김홍수 교육문화비서관이 나섰다.
‘김보름, 박지우–빙상연맹 징계’ 청원은 지난 2월19일 시작돼 거의 하루만에 20만 명을 넘었고, 아직 청원마감이 되지 않았음에도 61만여 명이 참여중이다. ‘나경원 평창조직위원 파면’ 청원은 지난 달 2월19일까지 36만905명이 참여했다.
김 비서관은 우선 ‘김보름, 박지우–빙상연맹 징계’ 청원에 대해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공정인권위원회’를 만들어 스포츠 비리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만들고, 여자 팀추월 사태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빙상연맹의 경우, ‘여자 팀추월 사태’ 외에도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 ‘노선영 선수 출전 문제’, ‘국가대표 훈련단 나이 제한 논란’ 등 올림픽 전부터 많은 문제들이 불거져 왔다”며 “국민들이 걱정하신 부분을 포함해 국가대표 선발과 관리 문제도 점검되도록 함께 살피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부는 물론 체육 단체들도 성적이나 결과보다 그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운영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국제올림픽기구(IOC) 등에 반대서한을 보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평창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위원직에서 파면해달라는 청원에 대해서는 “단일팀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면서 “서한 발송이 조직위의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 조직위 위원의 선임과 해임은 조직위의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비서관은 “조직위에서도 청원에 참여하신 국민의 뜻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미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잘 치렀고, 이제 곧 패럴림픽이 시작되는 시점에 와 있다. 그동안 나 위원이 스페셜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위해 애써왔다는 점과 곧 조직위가 패럴림픽을 마치면 해산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 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세계는 단일팀에 환호했고, 전 세계는 ‘평화 올림픽’을 지지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의 기회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동계올림픽 관련 청원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라는 원칙아래 20만 명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서 답변을 하고 있으며 이번 답변으로 12개의 청원 답변이 완료됐다. 현재 ‘국회의원 급여 최저시급 책정’, ‘포털 사이트 네이버 수사’,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처벌’, ‘경제민주화’, ‘일베사이트 폐쇄’, ‘이윤택씨 성폭행 진상규명’ 등 7개의 청원이 답변 기준을 충족한 상태로 답변이 예정돼 있다.
김홍수(오른쪽) 청와대 교육문화 비서관이 6일 청와대 SNS라이브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캡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