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 인도에서 삼성전자와 중국의 샤오미가 1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샤오미에 뺏긴 선두자리를 되찾기 위해, 샤오미는 1위 자리 안착을 위해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경쟁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현지 맞춤형 전략을 내세우며 인도 소비자를 사로잡으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인도에서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9 시리즈를 출시한다. 글로벌 출시일과 같은 날 인도시장에 풀리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일부터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전작인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이 글로벌 출시일보다 1~2주 늦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 인도 소비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다양한 '메이크 포 인디아' 요소를 넣었다. 현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 및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과 제휴해 LTE 주파수 결합기법으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2.5배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삼성페이 제휴 은행을 확대하고 기프트카드 판매점 등도 늘릴 방침이다. 삼성페이 이용자들에게 포인트를 주는 리워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심 와르시(Asim Warsi) 삼성전자 인도법인 모바일 담당 상무는 "이번 갤럭시S9 출시로 삼성전자는 인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갤럭시S9과 갤럭시S9 플러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위 탈환에 나섰다면 샤오미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연간으로는 삼성전자가 샤오미 점유율을 앞서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으로 점유율 1위 자리를 샤오미가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25%, 삼성전자가 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에 맞서 이달 27일 미믹스2의 후속작 미믹스2S를 인도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공략 첫 번째 지역이 인도다. 미믹스2S는 샤오미의 프리미엄 라인이다. 베젤리스 스마트폰으로 알려진 미믹스2S는 6인치 OLED 디스플레이, 후면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인도에서 중저가를 비롯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아울러 인도에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5년 동안 인도 스타트업 100곳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분야는 핀테크, 콘텐츠 등 모바일 서비스와 연관됐다. 업계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인도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상반기 인도 내에 전용매장인 미 홈(Mi Home)을 100개로 늘리는 등 오프라인 네트워크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보여주기 위해, 샤오미는 더 큰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인도에서의 왕좌 쟁탈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 경쟁뿐 아니라 현지유통전략, 마케팅 등 다각도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