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환경부가 자연훼손 논란 등으로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자 비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 통과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환경정책 제도개선위원회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부동의를 권고하면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환경부에 감사 등을 통한 재검증과 사업 타당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은 과거 두 차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정책건의와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의 대통령 지시, 경제장관회의에서의 후속조치에 따라 재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별도의 삭도 비밀 TF를 구성·운영하고, 해당 TF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자료인 민간전문위원회 종합검토보고서 작성에 관여했으며, 국회에 위증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점도 나타났다.
비밀 TF는 민간전문위원회 현장조사 및 검토보고서 작성을 지원하고 사업자인 양양군과 현장조사 계획을 사전에 논의했다. 또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전 케이블카 추진 점검을 위한 외부 전문가회의 진행 등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통과를 위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위원회는 정부와 국회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행이 결정된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시행 3개월을 앞둔 2014년 9월 시행시기가 2020년 이후로 연기되고 관련법 개정 및 하위법령 제정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입법 부작위 상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과 더불어 저탄소차협력금제도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환경적폐 설악산케이블카 청산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등 각계 121개 단체들이 지난해 10월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문화재청 설악산케이블카 불법강행 규탄 및 문화재청장 해임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