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원재료 가격 상승에 건설 시장 침체가 더해지며 지난해 건자재업계 수익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에 따라 수익 회복 수준이 결정되겠지만 침체된 건설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판가 인상이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L&C의 작년 영업이익은 215억9700만원으로 작년 329억2300만원에 비해 34.4% 줄었다.
LG하우시스(108670) 역시 영업이익이 2016년(1569억9100만원) 대비 지난해(1329억8200만원) 15.3% 감소했다.
KCC(002380)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이 3298억3500만원으로 전년(3265억8300만원)에 비해 0.99%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년도 5.6% 늘어난 데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건자재 업체들의 지난해 이익이 부진했던 것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악재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LG하우시스의 경우 2분기와 3분기의 영업이익률이 4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서는 200억원대로 떨어지면서 원가 상승 압박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판매가격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는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것 또한 부진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과거 3~4년 동안에는 분양 물량 증가로 건자재 업체들 또한 입주 시점까지 매출이 늘어나는 기간을 보냈다. 하지만 2년 전을 고점으로 분양 물량이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입주가구 수 역시 올해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 전망이다. 분양이 진행된 이후부터 입주에 이르는 기간 동안 자재 업체들의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양 물량 감소 이후 건자재 업체들도 이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건설시장이 당분간 침체기를 겪을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자재 업체들이 판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거래)에서는 마케팅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홍보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면 소비자들이 선택할 여지가 있지만 B2B(기업 간 거래)에서는 소수의 건설사들이 대규모 물량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강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시장 전체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판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자재업계가 원재료 가격 상승에 건설 시장 침체가 더해지며 지난해 수익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월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18(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에 참가한 한화L&C의 부스 전경. 사진/한화L&C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