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오는 10월 유럽에서 전세계 1위 의약품 '휴미라(18조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두번째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업체가 된다. 설립 6년만에 전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특허 분쟁에 합의했다. 휴미라 관련 특허사용권을 획득하는 대신 로열티를 오리지널사에 지불하게 된다.
휴미라는 류머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 등 치료에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유럽에선 4조원 매출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로 지난해 8월 유럽 허가를 승인받았다. 하지만 특허 때문에 제품 출시를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휴미라의 새로운 물질(물질특허) 발명에 따른 원천특허는 유럽에서 오는 10월 만료된다. 하지만 성분 배합법(조성물특허), 용법(용도특허) 발명 등에 대한 후속특허들이 줄줄이 등록돼 있어서 바이오시밀러 상용화를 막고 있다. 실제 국내에 등록된 휴미라 관련 특허는 35개(프리실드, 펜, 바이알 제형 등)에 달한다. 유럽 40여개국에선 수백개 후속특허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품 출시 강행시 특허침해나 손해배상 소송 피소를 당할 우려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애브비와 휴미라 특허 라이선스를 합의해 오는 10월 이후 유럽 현지 임랄디 출시가 가능해졌다. 경쟁사보다 빠른 출시로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다만 단독 판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베링거인겔하임이 경쟁구도다. 암젠은 2017년 3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로 유럽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마찬가지로 암젠은 애브비와 휴미라 특허사용권을 획득해 오는 10월 암제비타 출시가 유력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2017년 11월 동일 성분 '실테조'로 유럽 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애브비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를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매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화이자, 코허루스, 바이오콘 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평가다. 회사는 '베네팔리(유럽 허가일 2016년 1월)', '플릭사비(2016년 5월)', '임랄디(2017년 8월)', '온트루잔트(2017년 9월)' 등 4개 제품으로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임랄디를 제외하고 3개 제품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들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43조원에 달한다
유럽에선 현재까지 36개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됐다. 글로벌사 산도스가 5개로 최다 승인을 받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두번째다.
셀트리온(068270)이 3개(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승인받아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할 만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한 것이 빠른 성장 이유"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