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7일 SK텔레콤의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책에는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박정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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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지난 6일 발생한 LTE 음성통화·문자메시지 서비스 장애 이후 보상책에 대해 논의하며 약관 규정과 관계없이 피해자 전원에게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의 이용약관에 따르면 보상 대상은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장애는 6일 오후 3시17분부터 시작됐으며 5시48분에 복구됐다.
장애 시간이 3시간을 넘기지 않았지만 박 사장은 약관에 관계없이 한 번이라도 통화나 문자 메시지 장애를 겪은 약 730만명에 대해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약관 상 기준인 하루치에 배상하는 차원에서 하루를 더해 월정액의 이틀분을 보상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이번에 보상하는 총 금액은 약 2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이날 티월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이번 장애로 어려움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전체 통신 인프라를 재점검해서 더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T맵의 접속장애 이후에도 신속하게 보상 결정을 내렸다. T맵은 9월27일 오전 11시38분부터 오후 1시37분까지 약 2시간동안 접속이 지연되거나 끊기는 장애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이 파악한 해당 시간대 T맵 접속 시도자는 약 3만3000명이었다. 이에 박 사장은 피해자들에게 2만원 상당의 주유권 기프티콘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T맵은 통화 서비스와 달리 무료 서비스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LG유플러스 가입자들도 무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박 사장은 그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보상 결정을 내렸다.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보상하며 만족도를 높이면서, 임직원들에게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임직원들에게 줄곧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가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해외 로밍 및 데이터 요금과 속도제한에 대해 위원들의 추궁을 받았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방문 이후 요금이 과도하게 나왔다고 느끼는 고객들의 불만을 이해한다"며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로밍 등 요금제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자동안심 T로밍'을 출시했다. SK텔레콤 음성 로밍 이용자들은 해외에서 매일 3분씩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또 음성 로밍 이용 시 하루에 30분까지는 1만원만 정액 과금한다. 기존에는 30분간 음성 로밍을 이용하면 약 4만1100원의 요금을 내야했다. 데이터 로밍 요금도 기존 1메가바이트(MB) 당 4506원(패킷당 2.2원)에서 563원(패킷당 0.275원)으로 87.5% 인하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