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짜 뉴스 규제 기준을 마련했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NAVER(035420)(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업체들은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협의를 통해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 제정에 동의하고 각 서비스 약관을 개정하는 등 자정적 움직임에 나섰다.
카카오는 카카오스토리, 포털 다음 등에 뉴스형태를 띈 허위정보를 담은 댓글을 삭제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30일부터 약관 개정을 통해 '허위의 사실을 게시하는 정보 등 법령에 위반되는 내용의 정보를 발송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고, 가짜뉴스를 발견 시 게시자 동의없이 삭제하기로 했다. 또 가짜뉴스를 올리는 게시자도 서비스 이용을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다만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것에 대해선 이용정지 등 별다른 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주최한 '인터넷 댓글에서의 정치행동주의 : 여론공간의 규제는 필요한가?'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KISO
네이버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조작을 근절하고, 가짜 뉴스 유포행위나 허위사실 게시 등도 사전 차단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이용약관과 게시물 운영 정책을 개정했다. 이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네이버는 게시물 운영정책에 다른 이용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타인을 사칭하거나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내용은 게재를 제한하고, 언론사 명의나 직책을 사칭해 기사형태를 갖춘 게시물(가짜뉴스)을 유포할 경우 네이버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타인을 사칭하거나 허위사실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입증된 경우와 가짜뉴스라는 게 KISO 심의에서 확인될 경우에 한한다.
국내 IT기업들이 KISO 협의로 자정적 노력에 걸음마를 뗀 것에 비해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IT기업은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율규제를 준수할 의무가 없다. 이 KISO 관계자는 "구글과 페이스북에도 가입 권유를 하며 국내 인터넷 환경 정화에 동참하라고 몇 차례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해외 플랫폼 사업자는 이번 자율규제에서 빠져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는 규제 효과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짜뉴스는 포털보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더 확산이 많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재건연구소 교수는 "포털 서비스는 정기간행물 등록된 뉴스만 올라가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포털을 통해서 확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SNS나 개인화 네트워크 통해서 가짜뉴스가 퍼진다"고 설명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KISO의 회원사는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가짜뉴스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최근 리스팩트 프로젝트를 통해 필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AI로봇 시스템으로 기술적으로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크로스체크 프로젝트 운영하고 있다. 구글 관계자는 "서비스 내에서 자동으로 가짜뉴스가 걸러질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업체간 규제 형평성 우려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은 법제도적 대책, 자율규제, 기술적 조치, 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법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가짜뉴스는 불법정보로 하고 처리하는 것은 6개법안 발의돼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