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항공업계의 여객 서비스가 난기류를 타고 있다. 여객 수요 증가에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객 서비스 개선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항공여객운송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모두 358건. 전년 동기(376건) 대비 18건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1분기 180건이던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2016년 1분기 275건으로 52.8% 급증하는 등 증가세다.
특히 잦은 운항 지연과 기체 결함으로 인한 회항 등은 항공업계가 관련 투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는다. 지난 주말에도 베트남과 일본 등을 찾았던 승객들은 항공기 회항으로 여행 등 일정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6일 오후 2시35분쯤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한 에어부산 항공기는 목적지인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 착륙에 잇달아 실패했다. 강한 돌풍 때문이다. 항공기는 나고야 중부 국제공항으로 기수를 돌린 뒤, 같은 날 오후 8시57분쯤 다시 나리타공항에 착륙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승객 190여명은 결국 다음날 오전 1시가 넘어서야 인근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항공기 운항 안내 알림 전광판에 지연 표시가 들어와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일에도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항공기가 전자장비 이상으로 회항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객들은 회항 후 다른 항공기로 갈아타고 재출발하는 등 전체 일정이 예정보다 7시간 가까이 지체됐다.
이 같은 고객 불편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업계의 경영실적과는 대조된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 9079억원을 벌어들였다. 아시아나항공도 6년 만에 최대 실적인 35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제주항공은 출범 후 첫 1000억원대 영업이익 시대를 열었으며, 진에어도 9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도 실적 호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올 1분기 국내 공항의 국제여객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7148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수요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 1분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한 508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53.1% 늘어난 417억원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 1분기 안정장려금 지급 등의 이유로 소폭 감소한 1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CC를 중심으로 항공업계가 급성장하면서 일부 안전관리와 인력양성에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 정비시스템을 갖추는 등 업계 전반이 여객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