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 관측이 우세했다. 반도체가 전체 경기 개선을 이끈 반면 자동차와 조선은 부진이 예상되는 등 업종별 희비도 뚜렷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9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5년 2분기(97) 이후 3년 만에 기준치 100에 가장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BSI는 2014년 3분기(103) 이후 15분기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긍정 전망 비중은 24.7%, 부정 전망은 27.3%로 나타났다.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8%로 집계됐다. 대한상의는 "IT·가전 기업의 경기가 전체를 견인했다"면서도 "IT·가전의 온기가 전체 업종으로 퍼지지 못해 일부 기업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BSI는 IT·가전이 112, 정유·유화가 101로 2분기 경기 전망을 밝혔다. 반도체가 지역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충북 청주상의는 "2월 충북 반도체 수출이 25% 증가한 데다 올 하반기에는 2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84), 자동차(88), 조선(66) 업종의 전망은 어두웠다. 철강은 미국의 수입쿼터로,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저하, 군산 GM 공장 폐쇄 결정 등으로 인근지역의 부품업체들까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역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으로 조선벨트(군산·울산·거제 등)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대내외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기업들은 '미·중과의 통상마찰(52.5%)', '노동환경 변화(48.5%)', '환율 변동(30.8%)',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30.4%)' 등을 꼽았다. 특히 '5년 전에 비해 전반적 수출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가'는 질문에 48.8%는 '악화됐다'고 답했다. '2분기 자금조달 여건이 1분기에 비해 어떨 것인가'의 질문에는 25.1%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업들 표정을 어둡게 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