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이정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임 이사장(유한양행 대표이사)이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곱지않은 시선을 긍정적으로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적극적 개방형 혁신과 4차산업 활용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비롯한 윤리경영 강화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23일 이 이사장은 서울 방배동 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포부와 향후 협회 운영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협회 정기총회를 통해 취임했지만, 수개월간 진행돼온 비상회무체제 속 현안 파악 및 소속 회사인 유한양행의 연초 업무 등 처리로 정식 간담회를 이날 열게 됐다.
그는 "이사장으로 산업 발전과 회원 제약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 최선을 다해 보탬이 되겠다"며 "산업계의 노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가시화될 수 있도록 회원사간의 소통, 대외적인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한 뒤 협회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과 중점 추진 계획 등을 밝혔다.
최근 업계의 뜨거운 이슈는 제약업계 회계처리 방식과 그에 따른 시장의 불신이다. 일부사들이 개발비용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재무건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부쩍 커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당장 이번주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하는 '테마감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일각에선 업계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 이사장은 "가장 안타까운 점은 국민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제약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한 편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윤리경영에 노력을 기울여 산업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바꿀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이사장단사(14개사)부터 연내 'ISO37001(국제표준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협회는 협회 차원의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다수 협회 소속사들이 개발비용 일부를 자산으로 처리하더라도 전반적으론 보수적으로 비용 처리해왔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이 이사장은 협회 차원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으로 개방형 혁신을 꼽았다. 이를 위해 협회가 신약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벤처사들과 자본 및 개발능력이 구축된 기존 제약사들과의 교류를 체계적으로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제약업종 적용에 대해서도 협회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초석이 되는 리서치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시간을 대폭 단축 시킬 수 있는 만큼 연내 가시적 시스템을 구축해 각 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수준까지 도달한다는 목표다.
현재 공석인 협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상반기에는 이사장과 이사장단사가 좀 더 힘을 합쳐 제약협회 부회장 중심의 대행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6월 이후에는 후임 협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협회장 자리는 전임 원희목 협회장이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 결정을 수용, 당초 내년 2월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1월 자진 사임하면서 공석인 상태다.
올해 본격화되는 제2차 제약산업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과 관련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사안으로는 세제혜택을 꼽았다. 그는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가장 체감되는 부분이 세제혜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제혜택을 통해 R&D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 각 사가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임 이사장(유한양행 대표이사)이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곱지않은 시선을 긍정적으로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