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LG생활건강이 내수 정체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부족한 영업환경에서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고가의 럭셔리 화장품 위주로 화장품 사업부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LG생건의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4일 LG생활건강은 1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 9.2% 늘어난 1조6592억원, 28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디고 내수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부 환경에 흔들림 없이 성장해 온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와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고가의 럭셔리 화장품 위주로 화장품 사업부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된 데 따라 영업이익이 52분기 연속 증가했다. 사진/LG생활건강
지난해 럭셔리 화장품의 선방으로 3년 만에 아모레퍼시픽그룹 영업이익을 앞선 데 이어 연초에도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한 것이다. LG생건은 지난해 6조270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동종업계 톱인 아모레퍼시픽그룹(6조291억원)을 앞섰다. 영업이익 역시 LG생건(9303억원)이 아모레(7315억원)보다 높았다.
1분기 호실적을 이끈 배경도 럭셔리 화장품이었다. LG생건이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 '후', '숨', '오휘' 등을 포함한 럭셔리 부문은 이 기간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가 지속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후'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향후 면세점과 중국 현지법인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477억원, 2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1%, 20.1%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의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개선된 22.4%를 기록했다. '후'는 35%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아시아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 차세대 브랜드 '숨'은 고가라인 '숨마'를 확대했고, 같은 기간 '오휘'의 고가라인 '더 퍼스트'도 15% 성장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시장 점유율(36.6%) 1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23.8% 줄어든 3947억원, 419억원에 머물렀다. LG생건 관계자는 "1분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저성장의 국내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유통재고를 줄이고 취급상품 등 사업건전화 작업에 집중했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투자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음료사업 매출은 3168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 5.0% 성장했다. 탄산은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몬스터에너지 등의 고른 성장으로 7% 성장했고, 비탄산은 조지아, 갈아만든배, 토레타, 강원평창수 등 주요 브랜드 성장으로 4% 성장했다.
한편 수익 증가로 인한 현금유입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말 77.7%에서 20.7%포인트 개선된 57.0%로 낮아졌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