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 ZKW를 인수한다. LG전자가 ZKW의 지분 70%로 경영권을 갖고, LG도 30%를 투자하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LG전자 전장(VC)사업본부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부품 분야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ZKW 지분 70%를 7억7000만유로(1조10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ZKW 지분 30%를 3억3000만유로(약 4332억원)에 인수한다. ZKW 지분 전량 인수액은 1조4440억원이다. LG그룹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ZKW는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업체다.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의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톱5에 꼽힌다. ZKW의 지난해 매출은 약 12억6000만유로(1조6500억원)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했다.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그간 ▲인포테인먼트 기기 ▲전기차 솔루션 ▲안전 및 편의장치 등 3가지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대해 왔다. VC사업본부는 리어램프 중심이었던 자동차용 조명 사업을 이번 ZKW 인수를 통해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확대하게 됐다.
세계 자동차용 조명 시장은 지난해 245억달러(28조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290억달러(3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헤드램프 시장 규모는 2020년 207억달러(24조원)로 전체 자동차용 조명 시장의 70%가 넘는다.
LG전자는 ZKW를 최근 문을 연 마곡 LG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자율주행 분야 차세대 제품 개발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수 후에도 ZKW의 현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오스트리아 현지 직원들의 고용도 최소 5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차량용 배터리, 디스플레이, 차량용 LED 조명 분야에서 전장사업을 중점 육성해온 계열사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했다.
박경렬 LG전자 VC사업본부 상무는 이날 진행된 실적 설명회에서 "ZKW 인수로 인해 LED 광원을 생산하고 있는 LG이노텍,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 등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ZKW가 가진 좋은 고객 채널을 활용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치중하고 중장기적으로 계열사들이 가진 경쟁력을 판단해 시너지를 내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회사의 앞선 IT기술과 ZKW의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용 라이팅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