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씽큐 가격승부수 '글쎄'

"포지셔닝의 실패, 샌드위치 될 수 있어"

입력 : 2018-05-09 오후 5:44:1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오랜 침묵에서 깬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씽큐 가격이 89만8700원으로 책정됐다. 전작인 G6보다 1100원 낮다.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 삼성의 가격정책과 대비된다.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 속에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G7씽큐 89만8700원. G7씽큐 플러스는 97만6800원으로 확정됐다. 이달 11일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18일 공식 출시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G7씽큐 가격이 80만원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스마트폰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를 OLED 대신 LCD로 채택해 원가를 크게 절감한 데다, 가격 승부수 없이는 또 다시 외면 받을 것이란 부정적 시선 때문이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CD 패널 원가는 21달러지만 곡선형 OLED는 62달러에 달한다. 
 
무엇보다 LG전자 MC사업본부가 12분기 연속 적자인 만큼 이를 만회키 위해 공격적 가격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은 지난 3일 G7의 국내 공개 자리에서 "적자를 계속 보고 있는 만큼 싸게 팔고 싶다"며 "제품에 마진을 많이 남길 생각은 없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기도 했다.
 
LG전자가 G7씽큐의 출고가를 89만8700원으로 책정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전작인 G6보다 한 차원 향상됐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 과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LCD 디스플레이임에도 1000니트 화면을 구현하는 밝기 부스트 기능을 탑재해 밝아졌고, G6보다 화면은 0.4인치 커졌다. 전·후면 카메라도 300만 화소씩 늘고, 인공지능(AI) 기능까지 구현했다. 스마트폰 자체가 스피커의 울림통 역할을 하는 독자기술 붐박스 스피커도 추가됐다. 이 같은 신기능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G7씽큐의 가격정책에 따른 포지션에 의문을 표한다. 애플 및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보다는 가격이 낮지만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시장 지배력이 너무 떨어지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으로 전세계 시장을 활보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완성도를 높였음에도 차별화에 실패,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또 다시 참패를 맛볼 수 있다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든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G7씽큐를 출시하면서 가격에 대해 가장 큰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LG전자가 시장에서 보인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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