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불안한 1위…"중국·애플 사이 샌드위치"

갤S9 부진, 갤S3 악몽 재연?…"프리미엄 살아야 위기 극복"

입력 : 2018-06-11 오후 3:18:5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불안하다.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1위를 수성했지만, 대륙별로 위태로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고, 북미에서는 애플을 따라잡기 버거운 상태로 내몰렸다. 중국과 애플 사이에 갇히면서 상반기 전략모델 갤럭시S9도 갈 곳을 잃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중동·아프리카에서 각각 점유율 33%, 37%, 28%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27%로 애플(33%)에 밀렸고,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점유율이 13%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고전하는 사이 애플은 안방인 북미에서 터줏대감 자리를 굳히며 프리미엄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중국 3인방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는 안방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아시아권 점유율도 각각 13%로 껑충 뛰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계 선두주자인 화웨이는 불모지였던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중동·아프리카 점유율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3대는 중국산이 차지했다.
 
 
올 한 해 무선사업부(IM)의 실적을 좌우할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9도 신통치 않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9의 2분기 출하량 전망치를 1500만대에서 950만대로 크게 낮췄다. 초도물량이 1분기 실적에 잡히면서 정작 2분기에는 큰 기대도 어렵게 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갤럭시S9의 올해 출하량은 3000만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 시리즈 중에서 가장 부진했던 갤럭시S3(3000만대 추정)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갤럭시S9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8% 줄어들고, 같은 기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도 305달러에서 284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2분기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2500억원~2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4조600억원) 대비 40%, 전분기(3조7700억원)보다 36%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며 대응 중이지만 구조적 부진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애플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플래그십 모델이 살아야 파생 라인업도 날개를 펼 수 있다"며 대 애플 전선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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