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낸드플래시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고정거래가격이 8개월째 보합세며, 현물가격은 하락세다. 하반기에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이에 시장 선도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로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범용제품인 낸드 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5.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제자리다. 현물가격은 이달 들어 6.695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월 대비 1.7% 하락했다. 현물가격은 도·소매상이 업체들에게 소량의 반도체를 팔 때 책정하는 가격으로,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은 수급 상황이 빡빡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창장메모리(YMTC)가 멀티레벨셀(MLC) 기반 3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경쟁이 과열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산시성 시안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기존 주자들은 데이터 저장 최소단위를 3비트에서 4비트로 늘린 쿼드레벨셀(QLC)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는 등 차세대 기술을 통해 초격차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선제적 기술 도입으로 제품을 프리미엄화해 가격 하락에 대응하겠다는 것. QLC는 1개의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상용화된 트리플레벨셀(TLC) 대비 같은 면적에 30%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96단 3D 낸드플래시에 QLC 기술을 적용한 SSD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연내 QLC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QLC 기반의 기업용 SSD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QLC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선보인 도시바 역시 하반기 본격적으로 QLC 기술을 접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개의 셀에 2비트를 담는 MLC 방식에서 TLC로 기술이 이동했듯 2~3년 내 QLC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