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올 들어 네 차례 중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사드 후유증을 털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실적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예전만 못한 데다,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심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정 부회장은 13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아시아판 CES인 'CES 아시아 2018'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바이두, 텐센트는 물론 중국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딥글린트와의 협력 방안을 공개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특히 "중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함께 모빌리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언급, 중국에 구애를 보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 4월 초 중국 엔씨노(국내명 코나) 출시행사에 참석했으며, 4월 말에는 베이징모터쇼를 찾았다. 이보다 앞선 2월 초에는 충칭 등을 방문해 엔씨노를 생산하는 베이징현대 제5공장 생산라인을 살펴보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 시장 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G2 중 미국에서 큰 폭의 판매량 증가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중국에 비중을 높게 둘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6년 중국에서 114만2016대, 65만5005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에는 사드 여파 등으로 78만5006대(-31.3%), 36만6대(-44.6%)에 그쳤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올해 적극적인 중국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시장상황 악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사진/현대차
정 부회장이 적극적인 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만큼 상황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5월 중국 실적은 6만427대, 3만23대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72.2%, 72.6% 늘었지만 2016년 5월과 비교하면 37.8%, 40.1% 모자란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중국 실적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자동차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것도 현대·기아차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미 중국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로 현지에 진출했기 때문에 관세 인하 혜택은 중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브랜드에 쏠릴 수밖에 없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업체들은 관세 인하를 계기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 중국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중국이 관세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는 자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