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간다…초고속 블렌더 열풍

강력 모터로 얼음까지 분쇄…편의·건강 트렌드에 시장 성장

입력 : 2018-06-14 오후 1:17:57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 주부 조모(57)씨는 초고속 블렌더 애용자다. 매일 아침이면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초고속 블렌더로 아침을 차린다. 아침 준비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채소, 과일뿐만 아니라 비교적 딱딱한 땅콩 등 견과류까지 넣는다. 더울 때는 얼음까지 넣어 간다. 조씨는 "몸에 좋은 건 다 갈아서 먹는다"며 "초고속 블렌더 덕분에 아침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초고속 블렌더 시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렌더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중 강력한 모터를 기반으로 몇 초 만에 입자를 곱게 갈 수 있는 초고속 블렌더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초고속 블렌더의 핵심 구매 층은 30대 미혼 여성과 30~50대 주부 고객이다.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해피콜이 초고속 블렌더 시장점유율 51%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사용의 편리함과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초고속 블렌더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요리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해도 블렌더를 사용하면 간편하고 빠르게 음료와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속 블렌더로 과일, 채소의 식이섬유를 모두 갈아내 스무디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건강한 식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초고속 블렌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피콜의 초고속 블렌더 '엑슬림'은 지난 2015년 첫 출시 이후 지난 4월 기준 누적 매출 2000억원, 판매 수량 57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2만5000RPM(1분당 회전 수)의 모터 힘과 6편의 스테인리스 스틸 블레이드의 조화로 재료를 간다. '엑슬림'은 열과 충격에 강하고 환경 호르몬 걱정이 없는 비피에이-프리(BPA-FREE) 트라이탄을 적용해 이유식 등을 조리할 때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쿨링 써큘레이션 시스템을 장착해 모터의 과열을 방지한다. '엑슬림Z'의 경우 2만8000RPM의 성능을 지녔다. 블렌더 시장점유율 1위인 해피콜은 올해 1~5월 초고속 블렌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상승했다.
 
테팔의 초고속 블렌더 '울트라 블렌드'는 1500W의 힘과 4만2000RPM의 모터가 탑재돼있다. 식물의 껍질이나 씨앗, 단단한 견과류 등 일반 믹서기로 곱게 갈기 까다로운 재료들을 벨벳처럼 부드러운 식감으로 분쇄한다고 테팔 측은 설명했다.
 
필립스는 최근 '진공 초고속 믹서기'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1400W 모터의 힘으로 분당 3만5000번 회전하는 초고속 블렌딩 파워로 블렌딩 중 재료의 영양소 파괴도 최소화한다. 필립스 측은 "블렌딩 전 용기에 있는 산소를 밖으로 배출해 원재료의 산화를 방지한다"며 "비타민C를 비롯한 각종 항산화 영양소를 24시간이 지나도 최대 2배가량 더 보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기업 리큅은 소규모 가족(1~3인)에 적합한 1리터 소형 블렌더를 최근 출시했다. 통 얼음사과도 분쇄할 수 있는 2만5000RPM의 힘을 보유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속 블렌더는 뛰어난 편의성으로 주방(요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아이템"이라며 "편리함, 건강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초고속 블렌더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필립스의 진공 초고속 믹서기. 사진=필립스
 
해피콜의 초고속 블렌더 엑슬림Z. 사진=해피콜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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