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법관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송구…재판개입 없었다"

"국민께 혼란·실망드려 참담…대법원 재판 영향 미치는 일 있을 수 없어"

입력 : 2018-06-15 오후 4:21:1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발생한 '사법농단(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대법관 전원이 사과했다. 다만, 대법원 재판단계에서 어떤 거래나 외부의 개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법관 12명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을 내고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하여 대법관들은 참담함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하여는 대법관들은 이것이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또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의 재판부와는 엄격히 분리되어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재판사무에 원천적으로 관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면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독립하여 대등한 지위에서 합의에 참여하는 대법원 재판에서는 그 누구도 특정 사건에 관하여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판결이 선고되도록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 일각에서 대법원 판결에 마치 어떠한 의혹이라도 있는 양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하여는 당해 사건들에 관여하였던 대법관들을 포함하여 대법관들 모두가 대법원 재판의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사법농단(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 전문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하여 대법관들은 참담함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1.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하여는 대법관들은 이것이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깊은 우려를 표시합니다.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의 재판부와는 엄격히 분리되어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재판사무에 원천적으로 관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법원의 재판은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이 각자의 의견을 표시하여 하는 것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인 대법원장 역시 재판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을 뿐입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독립하여 대등한 지위에서 합의에 참여하는 대법원 재판에서는 그 누구도 특정 사건에 관하여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판결이 선고되도록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2.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은 2018년 6월 1일과 6월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깊이 있게 논의를 하였습니다.
사법불신을 초래한 사법행정 제도와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서 철저한 사법개혁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아울러 사회 일각에서 대법원 판결에 마치 어떠한 의혹이라도 있는 양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하여는 당해 사건들에 관여하였던 대법관들을 포함하여 대법관들 모두가 대법원 재판의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되었습니다.
 
3. 이와 같은 형태로 의견을 개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하여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의구심을 해소하고 법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밝힙니다.
 
2018. 6. 15.
 
대법관 일동
 
 
지난 3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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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