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 개편 초안이 공개됐다.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이번 개편안에는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방향, 또 두가지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 등이 제시됐다.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편방향'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특위는 주택 종부세의 현행 세율(0.5~2%)을 0.5~2.5%까지 인상하고,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간 최대 10%포인트씩 올리는 방안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현재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시세의 60~70% 수준인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 공제 9억원(다주택자는 6억원)을 제하고, 남은 금액에 다시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해 과표 구간을 정하고 있다. 과표 구간이 정해지면 구간별로 0.5~2% 세율이 적용된다.
재정특위는 먼저 현재 80%인 주택과 종합합산토지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10%포인트씩 2020년까지 100%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장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로 높이면 27만3000명의 주택 종부세 대상자 중 공시지가 10~30억원의 집을 가진 1주택자는 세금 부담이 최대 18% 늘어나고, 같은 가격의 집을 가진 다주택자는 최대 24.7%까지 증가한다.
두번째 대안으로는 공정가액비율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세율을 직접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행 세율은 주택의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0.5~2.0%가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최대 2.5%까지 올리는 것이다. 과세표준 6억원 이하(0.5% 현행 유지), 6~12억원(0.75%에서 0.8%로 인상), 12~50억원(1.0%에서 1.2%로 인상), 50~94억원(1.5%에서 1.8%로 인상), 94억원 초과(2.0%에서 2.5%로 인상)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5만3000명의 주택 종부세 대상자들이 연간 461억원의 세금을 더 낼 전망이다. 공시지가 10~30억원 집을 가진 1주택자는 세부담이 최대 5.3%까지 늘어나며, 같은 가격의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최대 6.5%까지 부담이 늘어난다.
공정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인상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주택 종부세의 최고세율을 2.5%까지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간 2~10%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이다. 세율 인상과 함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2%포인트씩 인상하면 27만3000명 주택 종부세 대상자는 연간 최대 634억원 세금이 증가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씩 인상하면 연간 최대 897억원, 연간 10%포인트씩 올리면 최대 1345억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차등해 인상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1주택자는 공정가액비율만 인상하고, 다주택자는 공정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인상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로 10%포인트 올릴 경우 공시지가 10~30억원의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는 세부담이 최대 18% 늘어나는 반면 같은 가격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최대 37.7%의 세부담 증가를 느끼게 된다.
한편 정부는 개편안에 제시된 4개의 시나리오 중 1개의 최종 권고안을 내년 세법개정안에 담아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하고, 강화된 종부세는 내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아파트 매매값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